정부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100조원 이상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해 청년·성장동력·지역·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동시에 세수가 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개선해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하겠다고 한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분을 넘는 ‘추가 세수’와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기금 운용수익 등이다. 조성된 재원은 청년 지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성장동력, 지방의 정주 여건 개선, 교육·인재 육성 등에 집중 투자한다. 세수가 정부의 예상 수준보다 부족할 경우에는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재원을 이전해 세수 변동에 따른 재정 충격을 완화한다. 또한 현재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나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도록 돼 있어, 세수가 증가하면 학생 수와 관계없이 교육재정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 교육재정 구조도 개편한다. 실제 초·중·고 학령인구가 지난 10년간 약 100만명 감소하는 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5년 40조원 수준에서 올해 76조원으로 증가했다. 경제 여건과 학생 수 변화를 반영해 교육재정 조정 후 절감 재원을 영유아·고등교육·평생교육과 인재 양성 등에 확대 투입한다. 우리 경제는 인구감소, 저출생·고령화, 잠재성장률 하락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금 발생한 세수 증가분을 당장 사용하는 것보다 미래에 대비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통해 민간의 투자 위험을 분담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가능하게 해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100조원에 이를 수 있는 거대한 기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미래 투자라는 명분 아래 기존 사업의 이름만 바꿔 기금으로 옮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청년 지원, 지방 지원, 첨단산업 육성, 교육·인재 양성 등 이미 각 부처의 일반예산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방식은 별도 기금을 만드는 효과는 없다. 기금은 기존 사업과 차별화된 분야, 민간의 투자가 부족하나 국가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기금은 일반회계와 달리 일정 범위에서 국회의 별도 승인 없이 지출 항목을 변경할 수 있어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계속 유지되거나 소비성·현금성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국회의 재정 통제가 약화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기금의 적립·운용·인출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 추가 세수를 적립하고 어떤 조건에서 기금을 사용할 것인지 분야별 투자 한도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업은 투자 목적과 기대효과를 사전에 공개하고 성과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할지 또는 일몰할지를 재평가해야 한다. 국회가 기금운용계획과 주요 사업의 집행 실적 및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통제장치도 강화해야 한다. 국가채무가 이미 1400조원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 세수 전액을 미래 투자에 사용하는 것이 국가 재정건전성 확보보다 우선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성장 투자와 함께 국가채무 관리와 재정 여력 확보에도 재원을 활용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미래대응기금은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거액의 재원을 어떻게 조성하고 어디에 투자하며 어떤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통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국회와 전문가, 산업계, 교육계, 지방정부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기금이 미래를 위한 재정혁신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우너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