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창작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지만,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가’에 대한 규정은 여전히 모호하다. 이로 인해 창작자들은 저작권의 회색지대에 발이 묶이고 있다. 생성형 AI가 기업의 콘텐츠 제작, 확장,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마케팅 문구부터 법률 요약, 원본 예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창작 업무 전반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법적 긴장도 따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지식재산권이 불투명한 영역으로 언급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이 창작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소 독특하다. 기존 창작 도구와 달리 생성형 AI는 방대한 창작물을 수집 및 모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은 대부분 원저작자의 동의나 적절한 라이선스 없이 이뤄진다. 창작 산업 전반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모방을 넘어,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알고리즘 기반의 결과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위협이 지식재산권의 가치와 소유권 자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가령 최근에는 오픈AI(Open AI)의 이미지 생성기를 활용해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이미지를 제작하는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상징적인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년을 들인 것에 비해 AI는 극히 짧은 시간 내에 이미지를 완성했다. 많은 팬은 이런 AI 필터가 미야자키의 창작 철학과 어긋난다고 지적했으며, 미야자키 본인 역시 AI 생성 작품에 대해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부터 포춘 50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에게 생성형 AI를 법적으로 책임 있게 활용할 방안을 자문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중의 과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관계 없이 창작자들은 상업적 목적이나 기타 여러 이유로 생성한 AI 결과물을 법적 및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하기를 원하는 동시에, 자신의 콘텐츠가 다른 모델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통제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었다.
더 많은 창작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 세트에서 제외시킨다면, 유용한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고 어떻게 생성형 AI 모델을 계속 개선할 수 있을까? 물론 생성형 AI 개발사가 학습에 활용되는 모든 저작물을 일일이 라이선스받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미세 조정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려하면, 이는 현실적으로도 운영적으로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필자는 이처럼 창작자가 겪는 이중 과제를 ‘창작자의 딜레마’라고 부르고자 한다. 미국 법률과 규제상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은 보통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다른 이들은 이러한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와 관련한 법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해석도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제 이러한 충돌의 배경과, 기업들이 딜레마 속에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창의성이 불충분하면 저작권 보호는 어렵다
2023년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생성형 AI로 인한 저작권 법률 및 정책 이슈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종합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이슈를 단계별로 분석한 3부작 보고서가 마련됐으며, 지난 1월에 발표된 2부는 생성형 AI 결과물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결론은 간단하다. 사람의 창의성이 충분해야만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저작권청은 저작권법이 미국 헌법 제1조 8항에 근거해 ‘독창성’과 ‘사람의 창의성’을 필수 요건으로 요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예컨대 ‘우주 고래에 관한 동화책을 써줘’와 같은 프롬프트만으로 생성된 콘텐츠는 그 자체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 이 같은 지침은 1991년 전화번호부의 저작권 보호 범위를 두고 벌어진 ‘파이스트 출판사와 루럴 텔레폰 서비스의 논쟁(Feist Publications v. Rural Telephone Service)’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기초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저작물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창의성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라고 밝히면서도 “그 요구 수준은 매우 낮으며, 약간의 창작성만 있어도 충분하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다만, 저작권청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저작권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지침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생성형 AI 결과물도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CIO, 2025. 8.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