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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람처럼 다림질도… 가정용 AI로봇 시대 열린다!2025-07-01 03:00

세계 기업들 IFA서 출시 계획 공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4.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마련한 전시관 한쪽에 어른 무릎 정도 키의 인공지능(AI) 로봇 ‘할리’가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기자가 할리 얼굴에 손가락을 대 건강체크 앱을 실행시키자 할리는 10초간 기자 얼굴을 응시하며 건강상태를 체크했다.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는 정상이었지만,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할리가 이 정보를 냉장고로 보냈다. 냉장고는 문에 달린 스크린으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연어스테이크과 오일 파스타를 추천했다. 냉장고 속 재료와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감안한 것이다. 연어스테이크를 선택하니 옆에 있던 오븐이 연어스테이크 조리를 위한 세팅까지 마쳤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할리는 12개월 안에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외형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하는 독일의 노이라 로보틱스도 2025년 가정용 로봇 출시를 예고했다. 기자와 만난 노이라 로보틱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레거는 “이번 IFA에 선보인 건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데, 2세대까지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이었다”며 “지금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인데, 3세대는 내년에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2025년이 AI 가정용 로봇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IFA에서 글로벌 주요 가전·로봇 업체들이 가정용 로봇의 판매 시기와 기술을 경쟁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참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AI 로봇 ‘볼리’는 올해 연말, LG전자의 ‘Q9′은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집사가 된 가정용 로봇


삼성전자 ‘볼리’는 작은 노란색 공모양으로 두 바퀴가 달려있어 민첩하게 움직인다. 집안 가전제품 제어뿐 아니라 사용자의 일정, 날씨 정보 등을 알려주는 비서 역할을 한다. 바닥이나 벽에 빔 프로젝터를 쏠 수 있다. IFA에서 시연자가 볼리에게 베를린 명소를 찾아 달라고 하자, 브란덴부르크문과 베를린 장벽기념관, 박물관 섬 등 유명 관광지 사진을 바닥에 빔 프로젝터로 쏴서 보여줬다. 볼리가 “더 자세하게 알려드릴까요?”라고 되묻고, 시연자가 “좋아”라고 말하자 방 안의 빈 벽으로 이동해 더 큰 빔 프로젝터 화면으로 세부 정보들을 자세히 알려줬다.


LG전자 AI로봇 Q9(이동형 AI 홈 허브)은 스크린에 표현되는 눈으로 눈웃음을 짓거나 윙크를 하는 등 감정을 표현하고 춤을 춘다.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움직이는 Q9은 사용자의 생활 루틴에 맞게 실내 조명과 온도 등을 조절한다. 생성형AI를 탑재해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창작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양이와 달, 구름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줬더니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창작해 들려주기도 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4NE1′ 출시를 준비 중인 독일의 노이라 로보틱스는 작년 말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217억원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가 만드는 로봇은 키 180cm, 무게 80kg의 사람 형태의 로봇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15kg의 짐도 옮길 수 있다. 움직이는 모든 관절에 센서를 장착해 균형을 잡고 힘 조절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림질 같은 집안 일도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AI가 가정용 로봇 시대 앞당겨


내년 AI 가정용 로봇 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생성형AI’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볼리’를 처음 공개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져 하드웨어는 이미 상품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다만 소프트웨어가 문제였다. 기존 스마트 가전의 경우 단문 형태의 지시만 가능해 활용도가 떨어졌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자연어로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가정용 로봇이 ‘집사’로서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할리와 볼리, Q9의 가격은 수백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정들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이 된 것도 가정용 로봇 상업화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가정용 로봇의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보안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 해킹 콘퍼런스에서 중국 업체인 에코백스가 출시한 로봇청소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한 해커가 원격으로 주인 몰래 에코백스 로봇청소기에 부착된 카메라와 마이크를 몰래 켜 집 안에 있는 강아지를 보여주기도 했다(조선일보, 2024.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