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시장에 돈줄이 마르면서 국내 스타트업·벤처 투자에도 암흑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2022년 9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이 지난해 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성장단계에 진입한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서 사업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리 스타트업 투자시장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9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은 3816억원을 기록했다. 월 투자유치 금액이 5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3분기 전체 투자유치 금액은 2조 81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4조 5092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의 3조 3837억원과 비교해도 38% 이상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스타트업·벤처 투자시장은 활황이었다. 해외에선 올해 초부터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됐지만 국내는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규모로 결성된 펀드의 영향 등으로 금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투자자금이 스타트업·벤처 투자에 몰렸다. 투자받은 기업 가운데 다수의 스타트업·벤처 기업 증권시장에 상장됐고 유니콘으로 성장하기도 해 ‘제2 벤처 붐’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 중반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물가·금리·환율이 모두 급등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서며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특히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앞으로도 투자 암흑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투자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자 스타트업이나 벤처 사내 분위기마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치솟던 IT 개발자 몸값이 주춤하고 있고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까지 아예 채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기업에서는 홍보 조직을 없애고 마케팅부서가 해당 업무를 대신하는 등 인력 감축과 조직 축소 움직임도 있다. 벤처캐피털들도 종전에는 성장 가능성만 따졌지만 이제는 현재의 수익성·재무상태도 까다롭게 검증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분명히 위기이다. 그러나 잘만 대처하면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이후 1~2년 뒤를 투자 회복기로 보는데 현시점에서 2~3년이 지나면 벤처·스타트업 투자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벤처·스타트업과 투자자, 정부 등 우리 모두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벤처·스타트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과 경제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 전반적 침체기에 공격적인 투자나 사업 확장보다는 언젠가 올 호황기까지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또한 호황기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자를 압도할 기술개발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대부분 투자자는 침체기에 현금 확보에 주력한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 기업에 접근할 호기이기도 하다. 현금 자산이 풍부한 투자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매물을 저가 매수할 기회다. 시장침체기에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타트업·벤처 투자의 암흑기에 투자 열기가 식고 훌륭한 기술이 있거나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벤처가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가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스타트업·벤처에 대한 금융 및 자금 지원, 국책 연구소와 공동연구 등 기술지원도 강화해야 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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