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제도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콘텐츠 제작비를 최대 40%까지 세액 공제해 주지만, 우리나라는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에 불과해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제작비 2664억원이 투입된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완다비전’이 세액공제를 받아 600억원 이상을 절감했다”며 “완다비전이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면 80억원을 공제받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국의 세액공제율은 미국 25~35%, 캐나다 30%, 프랑스 30%, 호주 16~40%이다.
국내외 플랫폼 업체 간 실적 격차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까지 벌어졌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38조 8477억원, 영업이익은 8조 1030억원에 달한다. 한국 OTT 선두 주자인 CJ ENM의 티빙 연간 매출액은 1315억원이고 영업적자가 762억원에 달한다. 백승일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사무처장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이 콘텐츠에 5조원을 투자한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8조원을 투자했다”며 “콘텐츠 제작비 공제율이 확대된다면 제작사도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제작자뿐 아니라 투자자에 대한 세액공제 도입도 필요하다. 김연성 위매드 대표는 “콘텐츠 제작 업계에선 기업 자체에 대한 투자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다”라며 “현실적인 세액공제 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국내 기업이 만든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2~3배 늘려줄 것을 기재부에 요구했다. 업계는 국내 OTT 업체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대기업 기준 3%인 공제율을 10%로 높이고, 중견기업은 7%에서 15%, 중소기업은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9월 중 올해 12월 말에 종료되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의 적용기간을 3년 연장하고 OTT콘텐츠 제작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세제개편안을 담은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세액공제율은 3%, 7%, 10%라는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콘텐츠 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다.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지만 다른 미래 먹거리 산업과 비교하면 정부 세제 지원이 크게 미흡한 상황이다. 또한 K콘텐츠의 글로벌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세계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부상하는 K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제작비 세액공제율 상향 등 업계의 건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한 현재 제작사들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때 작가, 출연자 등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대행사를 통해 계약을 하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이 있다. 계약 진행만 다른 기업에 위탁했을 뿐인데 실질적인 제작과 비용을 부담하는 영상 콘텐츠 기업이 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불합리하다. 대행사와 계약을 통한 제작비 역시 공제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제작비 지원이 재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면 K콘텐츠 산업 활성화는 물론 생산 유발 효과는 2조원, 취업 유발 효과는 1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공제율을 현재보다 2배 확대하면 향후 4년간 생산 유발 효과는 1조 8710억원, 취업 유발 효과는 9922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