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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제목벤처투자, 고용과 성장의 밑거름이다… 지속적으로 확대돼야2026-09-15 23:16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반도체, 로봇, 바이오, 우주항공, 방산 등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성공할 경우 국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미래산업을 위해서는 과감하고 장기적인 자본 공급이 필수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는 8조 86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3%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도 8조 4366억원으로 33%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AI 반도체, 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에 대형 투자가 집중됐고,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도 56.4% 증가했다. 1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받은 초기기업은 16곳이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안전성보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벤처투자의 진정한 성과는 투자액이 얼마나 늘었느냐가 아니라 그 자금이 얼마나 오랫동안 혁신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호황기와 불황기를 불문하고 유망 기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

벤처투자는 불확실한 기술과 아이디어에 자본을 투입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내는 ‘모험자본’이다. 정부는 민간투자를 대신하는 주체가 아니라 민간자본이 위험을 감수하고 벤처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모태펀드와 정책형 펀드를 통해 초기·벤처 분야에 장기자금을 공급하고 민간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유인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 재정의 비중은 낮추면서 연기금·금융기관·기업 등 민간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세제와 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벤처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합리적으로 확대하고, 금융기관과 연기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벤처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형 펀드와 벤처투자 관련 세제 지원도 이러한 방향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역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스타트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적 투자자가 돼야 한다.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대기업이 가진 기술·시장·해외 네트워크와 스타트업의 혁신성이 결합한다면 벤처기업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벤처기업도 투자금을 성장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기술 경쟁력과 사업모델을 끊임없이 고도화하고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겨냥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과 책임 있는 자금 운용을 통해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벤처투자의 성과를 단기적인 투자액이나 펀드 수익률만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얼마나 많은 기술기업이 성장했는지, 얼마나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민간자본이 다시 벤처시장으로 돌아왔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정부의 정책자금이 마중물이 되고 금융권과 연기금, 대기업 등 민간자본이 뒤를 잇고, 벤처기업의 혁신이 다시 투자수익과 새로운 산업,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공공의 역할은 시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장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벤처투자 확대로 확인된 모험자본의 활력이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벤처투자는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미래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장의 씨앗이다. 정부와 기업, 금융권이 역할을 다해 지속 가능한 벤처투자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