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한국에서는 원격의료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를 명시적으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 같다. 정부가 의료법 개정 등 원격의료 도입을 여러 차례 시도 했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진료는 막혀 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우리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이 낮은 동남아 국가들도 원격의료가 활성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1993년 미국원격의료협회(ATA)가 설립되면서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됐으며 해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의사 수가 부족하고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원인도 있지만 전체 병원의 50% 이상이 원격 진료를 하고 있다. 2004년도 이미 6건의 진료 중 1건은 원격진료이고 2020년에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 환자들은 원격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며 비용도 절감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도서산간 지역이나 의료 시설이 열악한 9개시도(市道) 45개 시군구(市郡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하다. 지역 보건의료기관과 대형 민간병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참여하려는 병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는 지난 7월 강원도를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일부 규제를 풀어 만성질환자에 대한 원격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강원도 의사회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에 반대하고 있고 현재 원격의료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도 1곳뿐이라 시행이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금년 말까지 육·해군과 해병대 격오지 13개 부대가 원격진료시스템을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격오지 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첨단 정보기술(IT)을 의료에 접목, 원격으로 진료한다. 원격진료의 미 도입으로 가로막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나 의료IT 기업 등에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 섬이나 초소(GP) 등 격오지 부대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원격진료센터 의료진이 전송된 환자 생체 정보를 참조해 화상 시스템을 이용, 진료한다. 필요 시 수도병원과의 원격협진도 한다. 국방부는 앞으로 추가 수요가 있을 경우 대상 부대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유출 등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생체 측정 정보나 진료 기록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 군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해도 원격 진료가 이뤄지고 확대되는 건 환영할 일이다. 군인을 대상으로 만든 의료 빅데이터 가치도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안전한 병영문화를 조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장병 생체 정보 측정을 통해 건강과 체력 관리 분석 체계까지 만들 수 있다. 실제 군 원격 진료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투약, 후송, 경과 관찰 등 경증질환 장병 대상 누적 6만 2000여건의 원격진료가 이뤄졌다. 실제 의료 행위로 분류되는 투약 진료가 1만 600여건이었다. 군 사례에서 보듯 원격 의료는 군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군인은 물론 일반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 섬이나 격오지가 아니라 하더라도 몸이 불편해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에게는 원격 의료가 매우 유용하다. 또한 원격의료 시장규모도 크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 의료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383억달러에서 2025년 130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해 원격 진료 환경이 잘 갖춰졌다. 우리나라 의료 수준도 세계 최고에 가깝다. 우리의 우수한 의료와 ICT가 결합한다면 세계 최고의 원격의료 강국을 만들 수 있다. 원격의료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 경제적 가치도 무한하다고 하겠다. 의료인들도 집단이기주의가 아닌지 되짚어보고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기대한다(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석호익 원장 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