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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뇌파가 AI를 만날 때…'신경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중대 이슈로 부각2026-09-02 05:33

     문명의 전환점은 소리 없이 온다. 증기기관이 처음 돌아갔을 때도, 전기가 처음 방을 밝혔을 때도, 그 순간을 살아낸 사람들 중 누구도 자신이 시대를 가르는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금 우리도 비슷한 자리에 서 있는지 모른다. 다만 이번에는 손에 잡히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묻고 답하는 무언가가 방마다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태양이 물방울 속에 비쳐지는 것과 같이 AI라는 거대한 문명을 실제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한 명씩 비추며, 그들의 언어와 손끝을 통해 새로운 문명의 윤곽을 조금씩 비춰보려는 시도이다. 그 첫 번째 물방울로, 뇌공학자 최경호 박사를 조명한다. 그는 뇌파를 읽어 로봇을 움직이던 2000년대 초반의 한 실험실 연구자에서 출발해, 지금은 그 기술을 뇌파로 겨루는 스포츠와 사람을 잇는 산업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창업자다. AI 문명은 저 멀리 실리콘밸리의 거대 연구소에서만 태동하는 것이 아니라, 뇌파 한 줄기의 떨림을 읽어내려는 어느 연구자의 오랜 집요함 속에서도 이미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 정서적 동기를 깨우는 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인공지능(AI)이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의 뇌 기능을 확장하려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고, EEG 헤드셋을 쓴 사람이 뇌파로 드론을 조종하는 장면은 더 이상 실험실 시연에 그치지 않는다. 이 흐름의 한복판에서 15년 넘게 뇌파 신호처리와 인공지능을 연구해온 뇌공학자가 있다. 뉴럴하이웨이(Neural Highway) 대표이자 5th Industrial Revolution Initiative 최고연구책임자(CRO)인 최경호 박사다. 그의 연구실 노트는 어느새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가 되었고, 뇌파로 로봇을 움직이던 2000년대 초반의 논문은 지금 '브레인 e스포츠'라는 새로운 스포츠 종목의 설계도가 되어 있다.

AI와 BCI가 만나는 지점, 세계는 지금 실험실에서 산업으로
     AI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결합해 인간의 뇌 기능을 확장하려는 연구는 2026년 현재 임상 성과와 시장 형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의 뉴럴링크(Neuralink)는 1,024채널 무선 임플란트를 십수 명의 환자에게 이식하고 2세대 임플란트 시스템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마비 환자의 동작·의사소통 능력을 되찾게 하는 사례를 축적하고 있다. 혈관을 통해 최소침습적으로 전극을 삽입하는 신크론(Synchron)은 2026년 FDA 확증임상시험(pivotal trial)을 위해 2억 달러를 조달했고, 파라드로믹스(Paradromics)는 고대역폭 신경 인터페이스로 감금증후군 환자가 자연 발화에 가까운 속도로 의사소통하는 결과를 보고했다. 비침습 영역에서는 AI가 신호처리의 한계를 메우는 축으로 떠올랐다. EEG의 고질적 약점인 개인차와 노이즈를 인공지능이 보정하면서, EEG·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fNIRS)·시선추적을 결합한 시스템이 99%대의 의도 인식 정확도를 보고하는 등, '침습 이식' 없이도 실용화 단계에 진입한 뇌-AI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BCI 시장이 80억~1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의료기기 승인 확대와 국방·항공·고성능 작업 환경으로의 응용 확산을 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성과가 뚜렷한 만큼 과제도 선명하다. 신호 변동성과 개인차라는 기술적 난제, 침습 방식의 안전성·윤리성, 그리고 '생각을 읽는 기술'이 만든 정신적 사생활(mental privacy)과 인지적 자유의 문제가 그것이다. 신경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는 이제 기술 문제를 넘어 각국 규제기관의 의제가 되었다.

한국의 AI-BCI 연구 지형
     한국 정부도 BCI를 미래 핵심 산업으로 지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뇌 미래산업 국가 R&D 전략'을 통해 내년부터 7대 임무지향형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한국뇌연구원이 있는 대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AIST가 있는 오송·대전권을 잇는 뇌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연구 목표는 인지·감각·운동 3대 뇌 기능에 특화된 신경망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인간 뇌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대학 연구 현장에서도 움직임이 뚜렷하다. KAIST는 뇌 정보를 실시간으로 읽고 동시에 자극을 되돌려주는 폐루프(closed-loop) BCI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고, 고려대학교 뇌공학과는 신경신호를 측정·분석해 외부 기기를 제어하고 뇌질환을 진단·예측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경호 박사의 이력은 눈에 띄는 궤적을 그린다. 그는 이미 2002년 IEEE 국제학술대회(SMC)에서 웨이블릿 변환과 신경망을 결합해 정신 작업(수학 계산, 문자 구성, 시각적 심상)을 EEG만으로 85~91% 정확도로 분류해내는 연구를 발표했고, 이 접근법을 뇌파로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EEG와 EMG(근육)·EOG(안구운동)를 다룬 다중 생체신호 인터페이스, 그리고 인공면역시스템(AIS) 알고리즘을 활용한 감정 인식 연구(관련 특허 KR20230015932)는 그가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는 문제'를 뇌공학의 핵심 화두로 오래 다뤄왔음을 보여준다.

실험실 연구에서 산업 현장으로
     최 박사는 이 연구들을 논문에 머무르게 두지 않았다. 2020~2021년 설립한 뉴럴하이웨이는 뇌파 제어 로봇, 안티 QR 피싱 보안기술(특허 KR20210082741), 감정 인식 기반 콘텐츠 기술을 상업화 궤도에 올렸고, 그는 5th Industrial Revolution Initiative의 최고연구책임자로서 "AI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대신 확장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제도적 논의로 확장하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AI 기술은 "인간의 감정과 주의력, 창의성을 연결하는 소울 테크놀로지"로 진화해야 한다. 뒤에서 다룰 '브레인 e스포츠'와 뉴럴하이웨이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세계가 지금 막 임상과 시장의 경계에서 씨름하고 있는 이 질문 '뇌와 AI를 연결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그 나름의 실전적 답이다. 다음은 최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1. 최근 '브레인 e스포츠'라는 개념을 선보였는데
     브레인 e스포츠는 EEG로 측정한 집중력을 실시간으로 경기력으로 바꾸는 뉴로 스포츠(Neuro Sport)이다. 전통 스포츠가 근력과 지구력을, 기존 e스포츠가 반응속도와 손 조작을 겨룬다면, 여기서는 뇌의 집중력 자체가 경쟁 자원이 된다. 우리가 만든 브레인카(BRAIN CAR)는 뇌파 집중도가 RC카의 속도를, 브레인드론(BRAIN DRONE)은 집중력이 드론의 추력을 그대로 결정한다. 이건 기획 단계가 아니라 이미 구축을 마친 실물 시스템이다. EEG를 512㎐로 수집해서 집중도를 초당 1회 산출하고, 초당 20회 장치를 제어하면서 최대 10회 화면 중계 데이터를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상용 미들웨어 없이 PC 한 대로 수신부터 분석, 제어, 웹서버까지 다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Q2. 기존 e스포츠나 해외 BCI 연구와는 어떻게 다른가?
     질문 자체가 다르다. 해외 BCI 연구 대부분은 "뇌로 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뇌 능력의 차이를 스포츠 경쟁으로 만들 수 있는가"를 묻는다. BCI 기술을 스포츠 서사로 옮기는 작업이다. 그리고 순간 최고 집중치가 아니라 최장 집중 유지 시간을 대표 지표로 사용한다. 최고 기록이 좋은 선수보다, 흔들려도 빨리 회복하는 선수가 이기는 구조를 만든다. 그게 더 스포츠답다고 봤다. 실시간 순위판에는 집중도, 속도, 최장 집중시간, 신호 상태가 동시에 뜨기 때문에 관중은 '누가 빠른가'와 '누가 더 깊이 집중하고 있는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다. 진입장벽도 낮다. 실제 장치 없이 가상 경기 모드로 훈련하고 교내 대회까지 열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장비 예산이 없는 학교도 참가할 수 있다.

Q3. 뇌파로 드론이나 RC카를 직접 제어한다면 안전 문제가 걱정될 것 같다
      맞다. 그래서 3중 안전 구조를 넣었다. PC의 제어 루프가 신호 불량이나 데이터 단절, 미착용 상태를 감지하면 즉시 멈추고, 아두이노·자체에도 하트비트를 심어서 명령이 0.5초만 끊겨도 자동 정지되게 했다. 드론은 특히 신경 썼는데, 드론은 출력이 끊기는 순간 '정지'가 아니라 '추락'이다. 그래서 안전 조건이 발동하면 모터를 끄는 대신 천천히 스스로 착륙하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했다. 데이터 쪽도 뇌파 기록은 해당 PC에만 로컬로 저장되고, 계정과 자리 단위로 격리된다. 공정성을 위해서 난이도에 해당하는 매핑 구간은 경기 전에 미리 확정해서 공지하고, 화면에 신호 품질을 상시 띄워서 접속 불량을 집중력 부족으로 오판하지 않도록 했다.

Q4.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리는 지금 개발이 끝나고 보급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다. 훈련 프로그램, 대회 체계, 방송 콘텐츠로 확산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건 기술을 더 얹는 문제가 아니라 현장 운영 경험과 생태계를 넣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 분야는 표준을 먼저 잡는 쪽이 종목 자체를 정의하게 된다. 채점 체계, 등급 표준, 지도자·심판 인증 과정을 지금 문서화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누군가가 그 표준을 먼저 만들어버린다. 우리에게 부족한 건 기술이 아니라, 교육기관에 커리큘럼을 보급하고 지역 리그부터 전국 대회로 확장할 시간과 운영 자원과 파트너이다. 훈련 효과에 대한 연구·수치 검증 데이터를 쌓는 것도 교육기관을 설득하는 핵심 근거가 될 텐데, 이 역시 혼자서는 속도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Q5. 뉴럴하이웨이는 브레인 e스포츠 외에도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봐야 할까?
     우리 회사의 사업들은 각각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기술 축 위에서 갈라져 나온 것들이다. 뇌파·감정 인식 같은 원천 연구, QR 기반 보안·연결 기술, 그리고 디지털 AI 콘텐츠 생성이라는 세 가지 자산이 스마트코드(양방향 QR 커머스), 뮤직테라피(뮤직 디지털 트윈), 피포클래버(영유아 AI 교육), 뮤직폴리아(영유아 AI 교육), 세계 톱송 엑스포(오프라인 IP 매개)라는 다섯 개 사업으로 나뉜다. 

     스마트코드는 예산을 새로 편성할 필요 없이 지자체의 기존 소상공인 지원 예산으로 도입할 수 있게 설계해서 의사 결정 장벽을 낮췄다. 뮤직테라피는 부모 목소리·낭독의 언어발달 효과를 선행 연구들을 근거로 삼고 있어서, 다섯 개 사업 중 하나가 성과를 내면 다른 사업을 같은 방식으로 검증하는 데 쓰인다. 다만 스마트그램에서 대형 기획사의 IP를 가져오는 형태가 아니라 신인·중견 아티스트와 직접 계약을 맺는 구조라서, 초기 라인업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계약과 정산이 투명하게 남는 구조는 아티스트 쪽에도 이점이 된다. 결국 다섯 개 사업은 서로 다른 시장에 흩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기술 축이 여러 현장에서 검증받는 포트폴리오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가 먼저 성과를 내더라도 나머지가 같이 올라가는 구조로 봐 주면 좋겠다.

Q6. 왜 지자체나 교육기관 같은 공공 영역의 힘을 빌리고 있는가?
     민간 시장은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공공 영역은 우리가 이미 겪은 것 사회적 문제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재난 문자를 시민이 가까이하는 문제, 예산이 없는 학교도 참여할 수 있는 문제, 소상공인의 디지털 격차 문제, 경제선 지속 아이들 유아 발달 문제까지, 우리 기술이 닿는 지점은 대부분 공공이 오래 고민해온 문제, 정책선 지원 아쉬운 문제다. 브레인 e스포츠는 교육·스포츠 마진가지이다. 장비 예산이 부족한 학교가 가상 경기 모드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그 연장이다. 국토교통부·산업부의 스마트도시 공모, 유보통합·아동복지 정책, 지역 소상공인 지원 사업 등에 이런 문제의식이 겹치는 지점이 있다고 보고, 우리 사업 전략의 파트너로 지자체와 교육청을 먼저 찾는 것이다.

Q7. 마지막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나 투자자, 기관에 하고 싶은 말은?
     기술은 충분히 만들지 못하다 급하지 사람, 그리고 방법의 종말을 만드는 우리가 지난 2004년부터 뇌파 신호를 읽어내 왔고, 지금은 그 신호를 스포츠로, 교육으로, 산업으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원칙적 지진다(진단), 우리는 여전히 방식의 협력에도 열려 있다. 지금 이 흐름에 관심을 갖고 함께 검증해줄 파트너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시점이다.

신경 데이터를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신경 데이터는 개인정보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는 정보다. 뇌는 마음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므로, 신경 데이터 보호는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 인권의 문제로 격상되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라파엘 유스테(Rafael Yuste) 교수가 이끄는 뉴로라이츠 이니셔티브(NeuroRights Initiative)와 모닝사이드 그룹이 제안한 다섯 가지 '신경권리(neurorights)'는 정체성 보호, 자유의지 보호, 정신적 사생활권, 인지증강 기술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 알고리즘 편향으로부터의 보호이다. 다만 학계 내부에서도 반론이 있다. 일부 신경윤리학자들은 "마인드 리딩"이라는 표현이 현재 기술 수준을 과장한 것이며, 모호한 언어로 새 권리를 추가하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논의를 흐린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기술 자체가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새로운 권리 범주로 만들어야 하는지, 기존 개인정보·의료정보 보호 체계로 접근하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이다. 칠레는 2021년 세계 최초로 헌법에 '신경권리' 조항을 신설해 정신적 사생활과 정신적 완전성을 기본권으로 명시했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통일 법이 아직 없어 연방거래위원회(FTC)법의 '불공정·기만적 행위 금지' 조항이 사실상 유일한 안전망이고, 대신 콜로라도주(2024.4 발효)·캘리포니아주(2025.10 발효)·코네티컷주(2026.7 발효) 등 개별 주가 '신경 데이터'를 민감정보로 지정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중이다. 국제기구 차원에서는 OECD의 책임 있는 신경기술 혁신 권고와 유네스코의 2025년 신경기술 윤리 권고안이 나왔지만, 두 문서 모두 '누가 신경 데이터를 소유하는가'라는 재산권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로운넷, 2026.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