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격전에 돌입했다. 2024년 3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인프라 건설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17억달러(약 2조3400억원),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약 한 달 후 구글은 말레이시아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액은 20억달러. 구글의 동남아시아 국가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간 미국·유럽 중심 선진 시장과 중국을 집중 공략해 온 글로벌 빅테크가 동남아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쟁탈전에 나선 것이다. 인도를 제외하고도 동남아 지역은 약 6억5000만 인구를 갖고 있는 데다가 평균연령이 낮아 투자 매력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시아 입장에선 AI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은 시장을 더 확장하려는 빅테크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허브로 뜬다
빅테크가 가장 먼저 동남아에서 치열하게 맞붙는 분야는 데이터센터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쏟아냈다. 일찌감치 동남아 지역에 먼저 진출한 아마존웹서비스(AWS)도 MS와 구글의 잇단 진출에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놨다. 아마존은 지난달 초 2028년까지 약 90억달러를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확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가까운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 지역은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토지, 물, 전기 등 인프라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현재 데이터센터가 총 13곳 운영되고 있고 추가로 4곳이 건설 중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이 지역에 43억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파크를 짓는다고 밝혔다. 최근 빅테크가 동남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이 지역에서 클라우드 기반 AI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수요가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유럽 등과 달리 동남아는 이제 막 개화해 잠재 수요가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6억5000만이 넘는 인구가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 아마존, MS 같은 대기업이 경쟁하고 있다”며 “테크 시장으로서 이 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이나 리스크를 피하라
동남아시아 시장이 중국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곳에 AI 관련 투자가 몰리는 이유다. 빅테크들이 동남아에 대거 진출하면서 이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었던 중국 기술 기업과도 맞붙게 됐다. 알리바바, 화웨이와 텐센트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동남아에 수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기 침체와 엄격한 규제 때문에 동남아로 시장을 확장한 중국 기술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조선일보, 2024. 6.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