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X는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의료의 질 향상과 접근성 개선까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국내 의료계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될 경우 국가 전체가 사용하는 의료비가 매년 5~10% 절감된다고 한다. 2024년 기준 국내 경상의료비 213조 1088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AI 도입 시 해마다 최대 21조 3000억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위해 ‘AI를 통한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의료 AX의 가장 큰 효과는 ‘정확성’과 ‘효율성’의 획기적 개선이다. AI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검사와 중복 처방을 줄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CT 촬영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한 과잉 진료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AI 기반 진단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러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진단서 작성, 기록 정리, 보험 청구 등 의료 현장의 과중한 행정업무도 해결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진단서·소견서 작성만 AI로 대체해도 대형 병원에서 하루 수천 명의 환자를 추가로 진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 서비스 공급 확대와 대기시간 단축이라는 국민 체감 효과로 직결된다. 환자 측면에서도 의료 AI는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야간이나 농어촌 지역에서도 AI를 통해 기본적인 의료 상담이 가능하며 짧은 진료시간으로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해주는 ‘보조 의사’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AI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는 데 강점이 있어 예방 중심 의료로의 전환을 촉진한다. 선진국도 의료 AX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전자의무기록(EHR) 도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도입 시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통해 시스템 혁신을 촉진하고 유럽은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AI 기반 질병 예측과 조기 진단을 한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의료 AI와 수술 로봇 산업을 빠르게 육성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 AX 도입은 미미하다. 제도와 규제로 유망한 의료 AI 인재와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의료 데이터는 AI의 핵심 자원임에도 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생명윤리법 등에서 데이터 활용을 제한한다. 연구개발을 위해 수차례의 동의와 허가 절차, 의료 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인허가와 보험 등재라는 높은 장벽, 기술의 안전성과 경제성까지 입증해야 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또한 대부분 병원이 적자 구조에 놓여 있어 AI 도입을 위한 투자 여력이 부족하며 병원마다 상이한 전산 시스템은 AI 도입의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한다. 여기에 일부 의료인의 보수적인 인식도 AX 확산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다. 앞으로 과감한 의료 AX 도입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 의료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의료 데이터 활용을 위한 명확한 법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과 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의료 AI 기술에 대한 인허가 및 보험 등재 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혁신 기술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병원의 AX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과 인센티브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 역시 변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AI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 도구’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환자 또한 의료 AI를 보조적 수단으로 이해하고 올바른 활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가 의료 AX의 수혜자이자 참여자가 돼야 한다. 의료 AX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을 선진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