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잠재성장률 3%, 세계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목표로 하는 ‘3·4·5 경제 대도약’ 비전을 제시했다. 장기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국가 비전이다. 국가 경제는 정부가 목표를 잘 제시할 때 기업은 투자하고 국민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라는 호재를 바탕으로 성장률이 회복되고 있다. 성장률 전망을 3%로 상향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은 우리 경제가 활용해야 할 기회이지, 성장을 보장하는 안전판은 아니다. 특정 산업의 호황이 국가 경제의 경쟁력으로 자동 연결되지는 않는다. ‘3·4·5 비전’의 핵심은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3%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인가에 있다. 잠재성장률은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노동과 자본, 기술혁신, 생산성이 함께 개선될 때 비로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재정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경제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과거 산업시대의 규제로는 신산업의 성장을 담아낼 수 없다. AI, 반도체, 바이오, 디지털헬스케어,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산업은 속도가 경쟁력이다. 사전 규제 중심에서 사후 관리 중심으로 규제체계를 전환하고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규제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 경제는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의료, 교육, 물류, 농업, 공공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AI 활용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AI를 일부 산업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AI 투자 확대와 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 디지털 전환 촉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인재 혁신이 필요하다. AI 시대에는 기술보다 사람이 경쟁력이다. 대학과 산업현장을 연결하는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재직자 재교육과 평생학습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산업으로 진입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중장년층에게는 디지털 역량을 높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성장의 축으로 세워야 한다. 지역마다 산업 특성을 살린 AI 융합클러스터와 디지털 혁신거점을 조성하고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국가 경쟁력이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역의 경쟁력과 함께 높아질 때 완성된다. 경제성장은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이 만든다. 정부 재정은 혁신의 마중물 역할에 머물고 민간이 과감하게 투자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세제, 금융, 규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민간 중심의 혁신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을 높였지만 취업자 증가 전망은 오히려 낮췄다. 이는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이 고용과 내수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일자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소상공인의 생산성 향상 정책의 병행 추진으로 성장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 돌아가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과 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나라다. 여기에 AI를 중심으로 한 생산성 혁신, 과감한 규제혁신, 노동개혁으로 노동 경직성 해소, 교육개혁, 민간 중심의 투자 생태계가 결합된다면 3·4·5 정책은 결코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다. 다만 ‘3·4·5 경제 대도약’은 숫자를 내세운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국가 혁신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 비전이 아니라 실행이, 재정 확대가 아니라 생산성 혁신이,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의 역동성이 중요하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