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이 시행됐다. 생성형 AI와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허위·조작정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생산·확산되면서 개인 명예훼손, 사회적 갈등 증폭 등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마련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한다는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개정의 이유는 세계적으로도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우리 역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즉 허위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하면서 광고와 후원 등으로 수익을 얻는 ‘허위정보 산업’을 차단하고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수단을 마련하며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사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허위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면서 기존 제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개정내용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원이 최대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고,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하며 수익을 얻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에게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절차와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처리 결과와 이의신청 절차를 이용자에게 통보해야 하며 투명성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단, 카카오톡과 같은 사적 대화 서비스는 제외된다. 찬성 측은 허위조작정보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민주주의와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위험으로 본다. 가짜뉴스가 선거 왜곡, 재난 상황에서 혼란 가중, 금융시장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한다. 조회 수와 광고 수익을 노린 허위정보를 유통하는 생산자와 플랫폼 모두 책임을 부담해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대 측은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농후하고 허위와 의견, 사실과 해석의 경계가 항상 명확하지 않으며 사회적 논쟁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거액의 손해배상과 과징금이 부과되면 언론과 유튜버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역시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하는 ‘과잉 대응’으로 정당한 비판과 공론장이 위축된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정치적 주장, 일반적인 비판은 규제 대상이 아니며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허위조작정보를 중심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삭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의 자율규제와 민간의 사실확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러나 제도의 성패는 규제가 아니라 자유와 책임의 균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허위조작정보 근절과 표현의 자유라는 두 가지 헌법적 가치를 함께 보호하는 것이다.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첫째,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을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구체화해야 한다. 둘째, 사실확인 절차를 수행하는 기관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셋째, 플랫폼의 과잉 삭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이의신청과 권리구제 절차를 더욱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 넷째, 처벌 중심 접근보다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디어 교육을 확대해 허위정보를 스스로 식별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높이는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허위조작정보는 근절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공론장을 전제로 한다. 허위를 막겠다는 명분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국회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필요한 보완 입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