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드론이 산업과 사회는 물론 전쟁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 드론은 원격조종 촬영 장비나 군사용 정찰기 정도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AI·반도체·통신·소프트웨어·데이터가 융합된 AI 기반 자율비행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컴퓨터 비전, 엣지 AI의 발전으로 드론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며 최적의 비행경로를 계산하는 자율비행 시대에 들어섰다. 특히 엣지 AI는 통신망이나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드론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한다. 드론은 이제 단순한 비행체를 넘어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드론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AI와 자율 무인체계를 미래전의 핵심으로 보고 민간기업과 국방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만은 비중국 공급망 구축과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 육성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실전 경험과 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드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드론의 전략적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통해 더욱 분명해지자 미국·일본 등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무인체계와 드론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저가 드론을 대량 투입해 고가의 전차와 방공무기를 소모시키고 정찰·감시·타격·전자전까지 수행하면서 기존의 전쟁 개념을 바꾸고 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운용 경험은 그 자체가 국가의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도 드론의 활용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물류에서는 산간·도서와 재난지역 배송, 농업에서는 병해충 진단과 정밀 방제, 건설에서는 측량과 공정관리, 에너지에서는 송전선과 풍력·태양광 시설 점검에 활용된다. 산불 감시와 해양 구조, 실종자 수색, 환경 모니터링, 스마트시티 등 공공서비스에서도 드론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AI 관제, 군집비행, 자율배송, 디지털 트윈, 도심항공교통 등이 결합되면 드론 산업은 기체 제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2차 드론산업발전기본계획(2023~2032)을 수립하고 산업생태계 조성, 공공 수요 확대, 드론 교통관리체계(UTM), 핵심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AI·유무인 복합체계와 드론·대드론 전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확대만으로 세계적인 드론 강국이 될 수는 없다. 최근 국산 드론의 실제 운용환경 시험에서 잇따른 추락 사례가 발생하면서 실전 환경을 가정한 반복적인 시험과 검증, 신속한 개선 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AI 반도체·배터리·통신·센서·로봇·위성항법 기술을 하나의 드론 플랫폼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 기업은 값싼 기체 생산에 머물지 말고 AI 비전,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엣지 컴퓨팅, 관제 플랫폼, 군집비행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드론 전쟁 시대에는 공격 능력만큼 대드론 능력도 중요하다. 레이더와 전자전, 재밍, 레이저, 요격 드론, AI 기반 탐지·식별체계를 결합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사이버보안과 위성항법 교란 대응, 통신망 보호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드론 안보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드론은 국가의 미래 산업과 안보를 동시에 좌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신성장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의 척도다. 정부는 드론을 단순한 방위산업이나 신산업이 아닌 미래 전략산업이자 국가안보 핵심 인프라로 격상해야 한다. 국방과 공공부문의 초기 수요를 민간 시장으로 연결하는 장기 산업정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비행 시험장과 실증 단지를 확충해 기업이 실제 환경에서 신속하게 시험하고 실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