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외국인 환자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한국 의료관광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환자 수가 늘었고 한때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중심으로 한 틈새 관광으로 여겨졌던 의료관광이 숙박·쇼핑·식음·교통·관광·웰니스까지 확산되면서 이제 산업적 가치와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23년 60만명에서 2024년 120만명, 2025년에는 201만명을 기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하나카드의 해외발급 카드 국내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환자의 금년도 상반기 전체 카드 이용액은 약 3조 97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의료업종 이용액은 1조 4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6% 증가했다. 또한 의료관광이 미용에서 건강관리와 치료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피부과가 의료 카드 이용액의 54.1%를 차지하지만 내과 66.5%, 정형외과 60.9%, 치과 41.0% 증가했다. 건강검진과 한방, 웰니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한 번 방문하는 성형수술에서 피부관리, 건강검진, 회복과 사후관리 등 반복 방문 시장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의료관광은 병원의 수입 외에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호텔에 숙박하고, 식당을 이용하고, 쇼핑을 하며,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동반 가족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의료 외 업종의 카드 이용액도 16.3% 증가했다. 약국과 백화점, 의류·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가 늘고 있다. 2025년 해외 인식도 조사에서 한국 의료서비스의 선도국가 인식은 3위로 나타났고, 한국을 의료서비스 이용 선호 국가로 선택한 비율은 37.3%였다. 향후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61.2%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62.9%는 K-팝과 K-드라마, K-뷰티로 형성된 한국 문화가 한국 의료서비스 이용 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답해 한국 의료관광의 전망을 밝게 한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의료의 안전성과 신뢰를 확보하고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다. 정확한 정보 제공, 적정한 가격 안내, 의료사고 발생 시 대응, 다국어 상담과 사후관리 체계 등이 구축돼야 한다. 특히 미용 의료 분야에서 과도한 광고, 불투명한 가격 체계가 한국 의료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외국인 환자의 서울 집중에서 부산·대구·청주·대전·제주 등 지역의 우수한 의료기관과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진료와 숙박·관광을 결합한 지역 특화형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항공권, 공항 이동, 숙박, 통역, 결제, 진료, 약국, 관광, 사후관리까지 하나의 여정으로 의료와 관광을 연결하는 통합 서비스가 돼야 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가·연령·진료 목적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 전후의 정보와 예약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디지털 의료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넘어 관광·의료·항공·금융·보험·지역산업을 연결하는 범정부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업계는 외국인 환자를 단순한 ‘고객’으로 보는 접근에서 벗어나 진료의 전 과정에서 신뢰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관광업계, 지역사회가 전문의료 인력뿐 아니라 외국어가 가능한 코디네이터, 통역, 상담, 국제 의료보험, 사후관리 인력 등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한국 의료관광 200만명은 출발점이다. 많은 외국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진료받고, 오래 머물며 다양한 지역과 산업을 경험하고, 다시 한국을 찾도록 해야 한다. K-의료의 경쟁력은 의료 기술, 의료에 대한 신뢰, K-컬처의 매력, 디지털 기술의 편리성, 관광의 즐거움, 그리고 진료 이후까지 책임지는 서비스가 하나로 결합될 때 경쟁력이 생기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석호익 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