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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패션 산업에 침투하는 피지컬 AI2026-08-07 23:16

원단까지 다루는 AI…전통 자동화 한계 넘어서 ‘수요 맞춤형 생산’으로 전환 가속

 

     패션 산업은 막대한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대표적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피지컬(물리적) AI(Physical AI)’의 등장으로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산업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홈페이지에 실린 보고서 게시글에 따르면 피지컬 AI 시스템은 빠르고 정밀한 주문형 생산을 가능하게 해 제조업체의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폐기물과 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대량 발생하는 폐기물로 인한 위기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재고 과잉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환경 파괴, 초미립자 발생과 건강 위협, 기후 변화 영향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피지컬 AI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과잉 생산 중심 모델을 넘어설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패션 산업은 연간 약 9,200만 톤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계획 오류가 아니라, 생산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 ‘재료를 다루는 AI’ 등장…제조 혁신 본격화
     이 같은 구조는 구조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공장 현장에서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소재와 상호작용하고 환경을 인지하며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AI가 등장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섬유 제조 분야가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하나씩 돌파하고 있다. 이는 생산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반복 작업을 빠르게 하며, 과잉 재고를 줄이고 폐기물을 생산 단계에서부터 최소화하는 고도화된 제조 자동화 기술이다.

◇ 전통 자동화의 한계…“원단을 다루지 못한다”
     패션 산업에서 기존의 자동화 기술이 문제 해결에 충분치 않았던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 트렌드는 단기간, 심지어는 며칠 단위로 바뀌지만, 전통적인 생산 사이클은 디자인부터 매장 진열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기존 패션 메이커들은 새로운 설계까지 적용하는 신제품 출하를 1년에 SS(봄 여름), SW(가을 겨울) 두 차례 진행해 왔다. 이러한 시간 차는 브랜드로 하여금 과잉 생산을 유도한다. 단기적으로는 트렌드를 놓치는 손실이 재고 부담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결국 팔리지 않은 의류는 창고에서 폐기되거나 매립지로 향하게 된다. 도매 시장을 통해 덤핑으로 처분돼도 공급망의 마지막은 폐기 처리되는 것이다. 실제로 2023년에는 최대 50억 개에 달하는 재고가 초과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최대 1,400억 달러 규모의 손실로 이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원단 재단 과정에서도 상당한 폐기물이 발생하며, 생산 후반에 결함이 발견될 경우 전체 물량이 폐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기존 자동화 시스템은 단순 반복 작업에는 강점을 보였지만, 원단처럼 유연하고 변형되는 소재를 다루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대부분의 기계는 정해진 선을 따라 절단하거나 고정된 물체를 이동시키는 수준에 머물렀으며, 실제 원단의 정렬과 배치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다. 이른바 ‘코봇(cobot)’ 방식은 작업 효율을 높이긴 했지만, 생산 속도나 폐기물 감소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 피지컬 AI의 해법…'감지·판단·행동·학습'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감지-판단-행동-학습’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정밀하고 유연한 생산이 가능해지며 여러 변화를 초래한다. 먼저, 실시간 결함 감지다. 기존 품질 검사는 생산 완료 후 이루어져 결함 제품에 투입된 자원이 모두 낭비됐다. 반면 피지컬 AI는 결함이 발생하는 즉시 이를 감지해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차단한다. 다음은 원단 활용의 최적화다. 기존 패턴 방식은 많은 자투리 원단을 남긴다. 피지컬 AI는 원단의 특성을 실시간 분석해 절단 패턴을 최적화함으로써 낭비를 줄인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언스펀(Unspun)은 3D 직조 기술을 활용해 의류 형태에 맞는 원통형 원단을 생산함으로써 재단 과정 자체를 제거하고 폐기물을 줄이고 있다. 세 번째는 수요 대응형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생산 과정 전반의 낭비와 결함을 줄이면서 소량·다빈도 생산이 경제적으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실제 수요에 맞춰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과잉 생산 문제를 직접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용 및 탄소 배출 감소 효과다. 소비 시장과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물류 거리와 비용이 줄어들고,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감소한다.

◇ 확산의 과제…“현장 적용이 핵심”
     피지컬 AI의 잠재력은 크지만, 실제 공장 환경에서 다양한 원단을 대상으로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프롬프트에 따라 디스플레이에서 응답하는 생성형 AI와 달리, 피지컬 AI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의 테스트와 데이터 축적, 그리고 제조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피지컬 AI의 기술 발전은 창업가, 제조업체, 투자자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에 달려 있다. 투자 관점에서는 ▲깊은 기술 전문성 ▲실제 공장 적용 가능성 ▲환경 및 상업적 성과가 입증된 기술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동 재단, 원단 처리, 결함 감지 등 특정 작업에 특화된 기술이 범용 플랫폼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섬유 생산의 중심지인 아시아는 피지컬 AI 도입의 선두에 서 있다. 그러나 아시아는 과잉 생산과 폐기물 문제, 공급망 불안, 환경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무역 정책과 관세 변화로 인해 생산 거점이 이동하면서 비용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피지컬 AI는 속도, 유연성, 품질 관리,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소량·고속 생산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상황에서, 피지컬 AI는 폐기물 감소, 품질 향상, 생산성 개선을 통해 명확한 투자 수익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 AI가 불러 일으킨 ‘과잉 생산 시대의 종말’
     이미 일부 공장에서는 피지컬 AI 시스템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성공 여부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기존 설비와의 통합 등 아시아 제조 환경의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혁신 기업과 제조업체들이 협력해 실제 생산 조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가운데, 피지컬 AI는 패션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과잉 생산 모델을 넘어서는 핵심 전환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 산업의 폐기물 위기가 가속화되는 지금, 피지컬 AI는 그 대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짓는다(아이티데일리, 2026.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