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AI 융합마당

AI융합시사

제목인도 발리우드의 ‘수퍼스타’로 떠오른 AI2026-08-19 00:32

AI제한하는 헐리우드와 대조
다작 인도 영화계, 제작비 절감에 적극 활용

 

“설령 돈이 궁한 영화 제작자라 해도 젊은 패기와 포부만 있다면AI(인공지능)를 활용해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AI가 영화 제작 과정을 민주화한 셈이죠.”

     지난해 5월 인도에서 개봉한AI장편 영화 ‘나이샤’를 연출한 비벡 안찰리아 감독은 최근BBC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75분 분량의 로맨스 영화 나이샤를 제작하면서 기획 단계부터 챗GPT를 활용, 전체 장면의 약 95%는 이미지 생성AI‘미드저니’를 통해 구현했다. 투입된 총제작비도 기존 발리우드(인도 영화계) 작품의 15%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게다가 영화 예고편이 공개된 직후AI로 만든 극 중 주인공 나이샤는 현지 주얼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영화 생산국으로 불리는 인도에서 최근AI가 신예 ‘수퍼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2024년 196억달러였던 인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 생성형AI시장 규모는 2035년 7128억달러(약 1061조원)로 36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 매체 이코노믹타임스도AI를 활용하는 영화 제작자가 현재 15~20% 수준에서 향후 3년 안에 최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작 발리우드,OTT대항마로AI적극 도입
     인도는 극장가에 한 해 2000여 편의 영화가 쏟아질 만큼 미국, 나이지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다작(多作)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런 인도 영화계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크게 줄어드는 등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컨설팅 업체 오맥스미디어에 따르면 인도의 연간 극장 관객 수는 2019년 10억300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8억3200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박스오피스 매출은 지난해 1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흥행이 일부 대작에 편중됐고 높은 티켓 가격이 매출을 부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영화 시장이지만 작품별 흥행 변동성이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인도 영화사들은AI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품 전체를AI로 제작해 비용과 제작 기간을 대폭 줄여 흥행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인도AI스튜디오 갤러리5를 창업한 라훌 레굴라파티는 로이터에 “AI를 사용하면 신화·판타지 장르 제작비를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제작 기간 역시 4분의 1로 단축된다”고 했다. 수백만 명의 독실한 힌두교인이 분포한 인도 시장 특성에도AI의 존재감은 빛을 발한다. 발리우드의 한 대형 기획사는 원숭이 얼굴에 인간의 몸을 가진 하누만, 푸른 피부에 화려한 모습의 크리슈나, 여러 개의 팔에 각종 무기를 든 두르가 등 주요 힌두교 신들이 등장하는 신화·판타지 영화 8편을AI를 활용해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헐리우드보다AI규제 느슨해 빅테크 ‘눈독’
     반면 영화 산업의 본산 헐리우드에서는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발 빠르게 기술 도입 범위를 제한했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영화 제작사가 배우의 사전 동의 없이 연기를 디지털로 수정하거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미국감독조합(DGA) 역시 감독과 협의하지 않으면 제작사가 멋대로AI를 창작에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다.AI가 이미지·영상·텍스트를 자유자재로 생성하면서, 배우와 창작자를 대체하려는 제작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애니메이션 노조 등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AI확산 여파로 올해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약 20만38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영화산업 일자리는 약 200만개에 달하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이에 비해 후발 주자 발리우드는 이런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제작사가 과거 개봉작의 결말을AI로 바꾼 뒤 극장에 다시 내놓는 식으로 추가 수입도 확보하고 있다. 인도 최대 영화사 에로스 인터내셔널은 힌두교 남성과 무슬림 여성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2013년 작품 ‘란자나’의 결말을AI로 고쳐 해피엔딩으로 바꾼 뒤 재개봉했다. 이 과정에서 원작 감독의 동의를 받지 않아 논란이 일었지만, 인도 최대 극장 체인PVR에서 좌석 점유율 35%를 기록하며 큰 흥행 성적을 거뒀다. 구글·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AI규제가 느슨한 발리우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글은AI영화 제작을 실험하기 위해 최근 발리우드 감독 샤쿤 바트라와 손잡고 자사의 동영상 생성 플랫폼 ‘비오3’와 영상 제작 툴 ‘플로우’를 활용한 5부작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프라딥 굽타 엔비디아 글로벌 부사장도 지난 2월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AI영화제에 참석해 “누구나 큰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컴퓨팅 비용을 낮추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조선일보, 2026.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