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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신의 영역까지 파고든 AI2026-05-26 03:21

AI와 마주 앉은 종교계

불교 경전 학습한 '붓다로이드'
스님처럼 걷고, 절하고, 합장
MZ
세대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일부 종교선 반발·윤리지침 검토

 

     “스님, 인간관계가 어렵습니다.” “상대와의 거리를 다시 살피고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십시오.” 나이 지긋한 고승과 불교 신도 사이에서 오간 선문답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교토대의 구마가이 세이지 교수팀이 한 사찰에서 공개한 불교 대화형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붓다로이드(Buddharoid)’와의 대화다. 붓다로이드는 불교 경전을 학습한 생성형 AI ‘붓다봇 플러스가 탑재된 인간형 로봇으로, 불교 경전을 인용하며 고민 상담에 응한다. 스님 특유의 엄숙한 걸음걸이나 합장, 절 등 불교의 예법에 따라 행동한다. 승려이기도 한 구마가이 교수는인구 감소로 사찰이 줄어드는 가운데 AI 로봇이 종교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종교계가 AI와의 공존을 고심하고 있다. 종교 인구가 줄어들자 AI로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하는 한편, AI가 종교의 신비와 전통을 해친다며 활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발도 거세다.

천주교 지도자들 모여 AI 강연 들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올해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인 김도현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가 AI를 주제로 주교 대상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신학 과정을 거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최근 AI와 신앙의 공존을 성찰한 <AI 시대의 삶과 신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천주교계 지도자들이 AI를 강연 주제로 택한 건 다른 분야에서처럼 종교에서도 AI가 핵심 변수로 떠올라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장을 맡고 있는 임민균 신부는천주교 교리와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측면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논하기 위한 자리라며각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AI 윤리 지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나서서 우려를 표할 정도로 AI로 강론을 작성하는 일이 만연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19일 로마교구 사제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AI로 미사 강론을 준비하고 싶은 유혹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몸의 모든 근육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능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신중하고 겸손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종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3년 개신교 계열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 발표한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조사에 참여한 국내 목회자들은 5명 중 1명 꼴로 목회나 설교에 챗GPT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한 목사는GPT가 더 상용화된 지금은 AI를 활용 하지 않는 목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MZ “AI 조언, 목사만큼 신뢰

     ‘누미노제(Numinose)’. 인간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경외감을 갖고 매혹되는 종교적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인간의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전율과 신비, 비합리적 감정이다. 독일의 신학자 루돌프 오토는 현대 종교학의 고전 <성스러움의 의미>에서 누미노제가 종교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주장했다.AI가 각계각층에 파고들면서 이런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개신교 리서치기관 바나그룹의 설문 결과 1514명의 응답자 중 30%가량이 “AI의 영적 조언을 목사의 조언만큼 신뢰한다고 답했다. Z세대(39%)와 밀레니얼 세대(40%)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AI 활용한 가짜정보, 거짓 교리 확산은 종교 불문 골칫거리다.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는 교황이 5000유로(당시 한화 800만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은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 사진이 SNS에서 퍼져 곤욕을 치렀다. 이슬람교는 이슬람세계교육과학문화기구(ICESCO)를 중심으로 AI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관련 윤리 헌장을 제정하기도 했다(한국경제, 2026.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