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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제목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약허가, 바이오 산업 도약의 전환점 되길2026-06-29 21:35

     국내 신약 허가 기간이 기존 평균 420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240일로 대폭 단축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심사 인력 약 200명을 확충하고 사전 점검과 수시 검토 체계를 도입하는 등 허가·심사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는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은 단순한 행정 개선을 넘어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과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고도 허가 단계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 왔다. 연구개발과 임상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기업들이 최종 인허가 과정에서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구조는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대표적 병목 요인이었다. 기존 허가 체계는 품질,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심사 결과를 일괄 취합한 뒤 상당 기간이 지난 후 보완을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허가 신청 이후 약 87일이 지나서야 첫 보완 요구가 이뤄졌고 기업은 필요한 자료를 한 번에 제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 일정이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시장 진입 시점을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혁신 방안의 핵심은 ‘수시 검토·보완 체계’ 도입이다. 허가 접수 후 약 25일 이내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분야별 검토 의견이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기업은 필요한 자료를 즉시 보완하고 식약처는 병렬 심사를 통해 전체 허가 기간을 줄이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간 단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일정 관리가 가능해지고 연구개발 자금의 회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 전반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허가 준비 단계에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신청 이전 대면 회의를 확대하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안전성·유효성, 품질관리, 제조·품질관리(GMP), 임상시험, 위해성 관리계획(RMP) 등 핵심 항목을 사전에 점검함으로써 자료 미비로 인한 불필요한 재심사와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은 이미 속도 경쟁의 시대다. 신약은 누가 먼저 시장에 진입하느냐에 따라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이 크게 달라진다. 치료제 개발 성공 못지않게 허가와 상용화 속도가 기업 가치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주요 국가의 허가 기간을 보면 미국은 약 300일, 일본은 280일, 유럽은 400일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목표대로 240일 체계를 정착시킨다면 세계에서 가장 신속한 허가 시스템 중 하나를 갖추게 된다. 이는 해외 기업 유치와 글로벌 공동개발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환자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희귀질환이나 난치질환 환자들에게 시간은 생존과 직결된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복지 정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속도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허가 기간 단축 과정에서 안전성과 신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심사 품질을 유지하고 사후관리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운영해야 한다. 혁신은 단순히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의 지능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업계 역시 변화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허가 신청자료의 완성도를 높이고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식약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심사 체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이번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은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규제 혁신의 성과가 디지털 헬스케어, 첨단의료기기, AI 기반 의료 서비스 등 다른 미래 산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