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은 미국 선도기업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문샷AI(Moonshot AI)이 초거대 언어모델 ‘Kimi K3’를 공개한 데 이어 알리바바도 ‘Qwen3.8-Max’를 발표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등장한 두 모델은 중국 AI 산업이 단순한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 던지는 분명한 경고임을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Qwen3.8을 공개하면서 “현재 공개된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와 경쟁 가능한 모델”이라고 발표했다. 아직 세부 벤치마크 결과와 제3자 검증은 남아 있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성능보다 전략이다. 중국 기업들은 초거대 모델을 모델의 가중치를 공개해 누구나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는 ‘오픈 웨이트(Open Weight)’ 전략으로 개발자와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최신 모델의 가중치와 핵심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기술 경쟁이 모델에서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공개되는 중국 AI 모델들의 공통점은 규모와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다. Kimi K3는 혼합전문가(MoE) 구조를 적용해 총 수조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면서도 실제 추론에서는 필요한 것만 활성화해 연산 비용을 줄인다. 또한 윈도우를 지원해 장문의 문서 분석과 복잡한 추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Qwen3.8 역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문서·영상까지 처리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파라미터 수가 곧 AI 성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파라미터는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조정하는 내부 연결 값으로 표현력의 잠재력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이다. 실제 경쟁력은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다양성, 모델 구조, 후속 정렬(Alignment), 추론 최적화, 서비스 안정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혼합전문가(MoE) 구조에서는 전체 파라미터 가운데 일부만 실제 계산에 활용되기 때문에 ‘몇조개의 파라미터’라는 숫자만으로 성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 AI의 약진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빅테크가 독점해온 초거대 AI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중국 모델은 미국과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코딩, 추론, 장문 처리, 멀티모달 등 핵심 영역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과 비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오픈 웨이트(Open Weight)’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개발자와 기업을 끌어들이는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AI 산업이 중국의 AI 굴기(崛起)에 주목해야 할 점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파라미터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투자 규모에서 미국과 중국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은 한국어 특화 성능, 산업별 AI, 의료·제조·금융 등 도메인 특화 모델, 그리고 데이터센터, AI 에이전트, 로봇, AI 반도체와 AI 서비스를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AI 경쟁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앞으로 AI 경쟁의 핵심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과 반도체 경쟁력을 AI와 결합하는 전략을 통해 자신만의 AI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뛰어난 모델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 기술·산업·제도·인재·자본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또한 AI 패권 경쟁의 승자는 기술뿐만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국가다. 우리는 민첩성과 산업 경쟁력을 무기로 미·중과 경쟁해야 한다. 우리가 AI 시대의 승자국가가 되기 위해서 전략적 결단과 실행력이 우선이다((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원장 석호익 拜). |